평소엔 전혀 신경이 안 쓰였는데, 갑자기 책상 아래 전선이 확 거슬렸다. 책상 아래 멀티탭이 신경 쓰이니까 거실과 침실 그리고 주방에 있는 것까지 모두 거슬리기 시작했다. 집안 곳곳에서 충전기, 모니터, 작은 가전들을 연결하다 보니 이리저리 선이 얽혀 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용했다. 청소할 때 거슬린다거나 걷다가 발에 걸린다는 등의 일이 발생하니까 정리를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이 든 적도 있었다. 이때까진 안전문제로 생각해서 치웠다기 보단 오히려 그냥 실생활에서 불편하니까 보기 좋지 않으니까 손댄 쪽에 가깝다. 그런데 막상 멀티탭 정리하다 보니 편한 배치가 따로 있었다.

보기 지저분한 것보다 자꾸 손이 걸리는 게 더 불편했다
처음엔 그냥 선이 복잡해 보이고 지저분해보여서 정리하려던 마음이 컸다. 그런데 실제로 불편했던 건 자꾸 어디엔가 걸린다는 것이다. 발에 닿는다거나 청소기 돌릴 때 거슬리다거나. 사소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복되면 은근히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나는 일단 멀티탭의 위치부터 옮겨봤다. 크게 다른 곳으로 옮긴 건 아니고 위치만 살짝 조정한 정도. 그런데 의외로 그 변화가 크게 느껴졌다. 괜히 사람들이 멀티탭선을 전용끈으로 묶어서 정리한 게 아니다 싶었다. 작지만 삶의 질을 높여주니까.
꼭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목적일 필요는 없겠더라
정리 하면서 느낀 건데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리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정리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는 그냥 자주 쓰는 선이 어디에 두고, 덜 쓰는 건 어디 둘 지만 나눠봤다. 복잡하게 생각 안 하고 이 정도만 해도 훨씬 보기가 편했다. 의외로 정리를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보다 조금만 덜 불편하게 바꿔보자라고 마음먹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다. 정리라는 게 꼭 예쁘게 만드는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오래 고민한 건 선보다 꽂는 순서 쪽이었다
멀티탭 줄을 정리하는 게 멀티탭정리의 핵심일 줄 알았는데 더 신경쓰였던 건 어떤 걸 어디에 꽂아두는지였다. 자주 쓰는 건 손에 닿기 쉬운 쪽에, 거의 건드릴 일이 없는 건 뒤쪽에. 이렇게 순서를 정해야겠다 마음먹고 시작했는데 괜히 순서를 여러 번 바꿔보고 뭐가 편한 지 찾아보느라 시간을 많이 쏟았다. 이건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리해 보고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감각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멀티탭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책상 주변, 소파 주변, 가전제품 주변까지 정리를 하게 됐다.
정리하고 나니 의외로 남은 건 ‘편하다’는 느낌이었다.
보통 정리하면 보기 좋아졌다는 생각을 먼저 할 줄 알았는데 나는 그것보다 거슬리는 게 없네. 사용하기 편하다. 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선이 안 보이게 숨긴 것도 아니고 멀티탭 정리함을 사서 정리한 것도 아닌데 생활에서 자꾸 거슬리던 게 줄어든 느낌. 생각보다 이런 게 와닿았다. 막상 정리를 시작하면 대대적으로 정리를 해야할 거 같아서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해보니 부담은 생각보다 덜했고, 편하다는 생각만 남았다. 그리고 정리를 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된 멀티탭은 결국 안전문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이 편안함과 나의 안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