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 며칠 이어지면 신발이 쉽게 눅눅해진다. 하루만 오고 말면 다음 날 말라서 그럴 일이 없는데, 이틀만 이어져도 마를 틈이 없기 때문에 눅눅함이 금방 느껴진다. 그래서 지난 장마철에 운동화에서 평소랑 다른 냄새가 느껴져서 괜히 신경 쓰였던 적이 있다. 그냥 말리면 되겠지 싶었는데 장마철 신발 냄새는 건조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말리는 방식도 신경써야하고 보관방법에도 신경을 써야했다.

예상 밖으로 신경 쓰인 건 젖은 뒤 관리였다
처음엔 비에 젖은 거니까 빨래가 덜 마르면 나는 냄새처럼 단순히 덜 말라서 냄새가 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꼭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았다. 덜 말랐다고 해도 무조건 냄새가 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좀 더 싶게 생각해보면, 신고 다녀온 뒤 바로 잘 마를 수 있도록 세워 두는 등의 말리는 방식, 젖은 상태 그대로 방치하는 습관, 이런 게 냄새에 더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엔 비 맞은 옷이나 신발을 그냥 벗어두고 별 생각 없이 지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 막상 겪고 나서야 의식하게 됐달까. 그리고 비 맞은 신발은 무조건 햇빛에 오래 말리는 것보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말리는 것이 더 좋다. 무조건 강한 빛을 쬐게 되면 겉만 마를 수도 있고 신발 자체의 변형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말리는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이런 건 누가 정답을 준다기보다 직접 해보면서 감을 잡아야 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냄새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사실 지금 당장 나는 냄새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앞으로 그걸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갑자기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오는 날 점심시간에 회사 사람들과 함께 신발을 벗어야하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스물스물 올라오는 냄새때문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신문지를 넣어보기도 하고, 건조하는 장소를 세탁실에서 안방 베란다로 바꿔봤다. 이런 건 대단한 비법이라기 보단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는 생활팁이라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건조 장소를 안방 베란다로 옮긴 이유는 바로 습기였는데, 아무래도 세탁실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면서 습한 환경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습기에 더 취약한 장소일 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활 속에 작은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주변 환경까지 함께 체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보통 헷갈리는 건 이런 쪽 아닐까 싶었다
장마철 신발 냄새를 관리하면서 내가 느끼기엔 사람들이 애매해할 만한 건 이런 부분인 것 같다. 그냥 햇빛에 말리면 되는 건지. 냄새의 원인이 덜 말려서 그런 건지. 관리방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인지. 나도 이 세가지를 모두 고민했다. 특히 두번째, 단순히 젖은 상태로 있다보니 그런 줄 알았는데 모든 상황이 그렇지만은 않아서. 이런 건 사실 직접 겪어보면서 따져봐야 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평소 하지 않던 걸 몇 개 해보았다. 바로 신발을 젖은 채 보관하지 않기, 말리는 방식 신경 쓰기, 보관 자리 환경 살펴보기. 이런 것들. 큰 변화라기보단 소소한 변화에 가까운 것들 말이다. 그런데 이 소소한 변화도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다. 나는 이번에 그 것을 체감한 것이다. 신발 냄새 문제를 겪고 나니 장마철엔 젖은 신발을 그냥 두는 일이 줄었다. 물론 아직도 귀찮은 마음에 그냥 둘 때도 있지만, 미미하지만 변화했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