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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줄여보며 생각보다 달라졌던 생활 습관

by 마꾸 2026. 4. 28.

한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배달을 자주 시켰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뭘 해 먹을 기운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쇼파에 누워서 앱부터 켜게 됐다. 처음엔 편하다고만 생각했다. 주문하고 기다리면 바로 먹을 수 있으니까 별문제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계속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 음식을 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배달을 시키는 게 거의 습관처럼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엔 그래도 시킬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이젠 아무런 고민 없이 주문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보기 전에, 아니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배달 앱부터 켜고 보는 날도 많았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조금만 배달을 줄여보자고 마음먹었다. 막상 해보니 예상과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내가 배달 줄여보며 생각보다 달랐졌던 생활습관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배달 줄여보며 생각보다 달라졌던 생활 습관
배달 줄여보며 생각보다 달라졌던 생활 습관

절약보다 더 중요한 건 내 생활 습관의 변화였다

솔직히 처음엔 식비가 줄어드는 걸 제일 먼저 체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먼저 체감하게 된 건 달리지 저녁 시간이었다. 퇴근 후 시간이 살짝 여유로워졌달까. 일단 어떤 음식을 고를까, 어디에서 시킬까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고, 보통 평일 저녁엔 적게는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 30분정도 걸리는 배달시간도 절약하게 되었다. 적다고 하면 적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퇴근 후 나에게 주어진 짧은 저녁시간이 좀 더 길어진 느낌. 그리고 퇴근길에 집에 가서 뭘 시켜 먹을까 메뉴부터 고민했는데 이제는 집에 달걀이 있었나? 하고 재료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런 변화가 조금 신기했다. 처음 며칠은 괜히 허전한 느낌도 있었다. 한동안 매번 하던 습관이라 안 하려고 보니 뭔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허전함도 어느새 사라지고 냉장고 속에 무슨 재료가 있나 살펴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건 식비 절약팁이라기보다는 생활습관 자체가 조금 바뀐 느낌에 가까웠다. 

줄이는 과정이 늘 잘 되는 건 아니었다

물론 항상 내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야근을 할 때면 그냥 배달 주문할까 싶을 때가 있었고 실제로 배달을 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평상시와 다른 패턴으로 흘러가는 날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배달을 끊자고 생각하면 괜히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시작은 완전히 끊는 것보단 조금 줄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이겠다고 느꼈다. 이건 직접 겪어보면서 바뀐 생각이다. 그리고 괜히 중간에 계산도 해봤다. 실질적으로 얼마나 절약되었는지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배달을 줄이고 있는지 잘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평소처럼 배달 앱을 열었다가 그냥 닫은 날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별 거 아닌 일이지만 그런 작은 행동 하나 가 '나 정말 바뀌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서 뭔가 뿌듯했다. 완벽히 끊진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변화하다 보면 언젠가는 완벽히 끊는 날도 오지 않을까. 

결국 남은 건 절약보다 습관의 변화였다

몇 달 지나고 보니 이건 돈을 아끼기 위한 경험이라기보다 나의 배달 습관, 더 나아가 식사준비 습관을 다시 보게 된 경험에 더 가까웠다. 처음 배달 줄이기를 시작할 때만해도 단순히 식비를 아낀다라는 것만 남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나는 다른 게 더 기억에 남았다. 예를 들어 습관처럼 하던 행동이 줄어든 것 같은 변화 말이다. 퇴근하면서 무심코 하고 있던 습관이 조금씩 달라진 것. 별 거 아니지만 그런 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물론 지금도 월급날이나 퇴근이 늦어진 날, 특별히 뭐가 먹고 싶으면 가끔 배달은 시킨다. 다만 예전처럼 생각 없이 주문하는 경우는 확실히 줄었다. 나의 삶을 바꾸는 건 큰 결심보다 이런 사소한 감각일 때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일이 좀 그랬다.